6세는 해독 중심의 ‘읽기’에서 맥락을 파악하고 생각을 말로 풀어내는 ‘이해와 표현’의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문해력은 글자를 빨리 읽는 능력이 아니라, 이야기 구조를 잡아내고 어휘를 의미망으로 연결하며, 읽은 것을 자신의 말과 글로 재구성하는 종합 역량입니다.
아래 목록은 가정에서 꾸준히 실천 가능한 지도 팁과 함께, 6세 문해력 발달을 위해 검증된 그림책들을 영역별로 엄선해 정리한 것입니다. 부모가 옆에서 질문을 던지고, 아이가 자신의 언어로 답하도록 이끌면 효과는 배가됩니다.
이야기 이해력 강화형
이 영역의 목표는 ‘무슨 일이 먼저·다음·나중에 일어났는가’를 스스로 말해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사건의 흐름이 분명하고 반복 구조가 살아 있는 책이 특히 유리합니다.
- 《강아지똥》(출판사 : 길벗어린이) - 작고 하찮아 보이는 존재가 변화를 겪으며 가치 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과정을 따라가게 해 기승전결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합니다. 읽고 난 뒤 “주인공의 감정이 언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시간 순서로 말해 보게 하세요.
- 《커다란 순무》(출판사 : 보림) - 인물이 한 명씩 더해지는 반복 구조 덕분에 다음 전개를 예측하는 습관을 들이기에 좋습니다. “다음엔 누가 올까?”를 미리 말하게 한 뒤 실제 전개와 비교하면 예측-검증 루틴이 생깁니다.
- 《세 발 두꺼비》(사계절출판사)- 전래 서사의 분명한 과제와 해결 단계가 살아 있어 사건 단위를 묶어 요약하는 훈련에 적합합니다. 아이가 ‘문제-시도-결과’ 표를 그려보도록 도와 주세요.
- 《장갑》(출판사 : 시공주니어) - 동물들이 차례로 장갑에 들어오는 패턴 덕분에 등장인물 순서 기억과 비교·대조 활동이 쉬워집니다.
- 《아기 돼지 삼형제》(출판사 : 웅진주니어) -서로 다른 전략(짚·나무·벽돌)과 결과를 연결해 원인-결과 사고를 단단히 세워 줍니다. 세 권 이상을 묶어 읽히며 “처음-가운데-끝을 세 문장으로 말하기”, “가장 인상 깊은 장면 한 칸 만화로 그리기”, “다른 결말 상상해 한 문장 바꾸기” 같은 활동을 루틴화하면, 줄거리 재구성 능력과 이야기의 큰 흐름을 잡아내는 힘이 빠르게 자랍니다.
어휘력 확장형
어휘는 문해력의 연료입니다. 풍부한 단어를 소리 내어 듣고, 문맥에서 의미를 추론하고, 자신의 문장으로 재사용할 때 이해 속도와 정확도가 동시에 올라갑니다.
- 《수박 수영장》(출판사:비룡소) - 시적 비유와 감각어가 가득해 “아삭, 촉촉, 번들번들” 같은 의성·의태어를 상황과 연결해 익히기 좋습니다. 그림을 보며 “촉촉 대신 말랑말랑을 쓰면 느낌이 어떻게 달라질까?”처럼 대체 어휘 놀이를 해 보세요.
- 《이상한 화요일》(출판사:마루벌) - 글과 그림 사이 빈칸을 아이가 추론으로 메우게 만드는 구성이라, 문맥 단서로 낯선 단어 의미를 짐작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 줍니다.
- 《행복한 청소부》(출판사:미세기) - 직업·성격·감정 어휘가 다양하게 등장하므로 ‘직업 인터뷰 놀이' ("이 일을 하려면 어떤 기분과 태도가 필요할까?”)’로 말하기를 확장하세요.
- 《책 먹는 여우》(출판사:주니어김영사) - 표지, 차례, 문단, 서평 같은 책 관련 메타어휘를 즐겁게 익히게 해, 실제 서재 정리 놀이와 이어 붙이기 좋습니다.
- 《빨간 모자》(출판사:보림) - 형용사·동사가 생생하게 쓰인 고전으로, 장면 묘사 바꾸기(“살금살금”→“조심조심”)를 통해 의미 차이를 체감하게 해 줍니다. 실전 팁은 간단합니다. ①읽는 중 모르는 단어는 먼저 그림·문맥으로 아이가 추측(정답 금지) → ②사전·예문으로 확인 → ③하루 어휘 카드로 대화에 3회 이상 사용,의 ‘추측-검증-사용’ 3단계를 반복하면 단어가 “지식”에서 “내 언어”로 이동합니다. 주 2~3회만 꾸준히 해도 어휘망이 빠르게 넓어집니다.
비판적 사고 촉진형
문해력의 완성은 ‘읽은 것을 근거로 생각을 만들고 표현하는 힘’입니다. 이 단계에선 원인-결과, 주장-근거를 짝지어 말해 보게 하세요.
- 《아주 조그만 씨앗》(출판사:시공주니어) - 장애물을 통과하는 성장 서사로, 실패→재도전의 패턴을 표로 정리하며 원인-결과 연결을 연습하기 좋습니다.
-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사계절출판사) - 단서 수집→가설 세우기→검증의 추리 구조가 명확하여 논리적 사고를 놀이처럼 훈련할 수 있습니다(“왜 이 동물이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니?”처럼 근거를 말로 끌어내세요).
-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출판사:보림) - 여러 인물의 행동을 비교·분석해 가치 판단을 하게 만듭니다.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대체 결말을 한두 문장으로 써 보게 하세요.
- 《달 샤베트》(출판사 :비룡소) - 달이 녹는 상상에서 나눔·자원·공동체를 사유하게 하며, “내 생각-그 이유 1·2·3” 구조의 말하기 연습에 적합합니다.
- 《종이 아빠》(출판사:창비) - 가족 관계와 회복을 다루며 감정 명명(당황·서운·안도)과 해결책 제안(“다음엔 이렇게 해 볼래”)을 연결하는 대화 틀을 제공합니다. 수업형 팁을 가정에 적용하면 효과가 큽니다. ①사실 질문(무슨 일이 있었지?) ②해석 질문(왜 그렇게 했을까?) ③판단 질문(너는 어떻게 생각해?)의 3단계로 묻고, 아이 답을 받아 적어 한 줄 의견을 덧붙이면 자연스러운 초등 글쓰기 준비가 됩니다. 주 1회만 해도 자기 표상과 표현력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6세 문해력은 매일의 작은 루틴에서 자랍니다.
‘이해력(줄거리 재구성)→어휘(추측-검증-사용)→사고(근거 붙여 말하기)’의 사다리를 매주 순환하세요. 한 주는 이야기 이해, 다음 주는 어휘, 그다음 주는 비판적 사고로 테마를 돌리면 부담 없이 꾸준히 이어집니다. 읽기 10분, 대화 5분, 표현 5분이면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정답보다 과정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발견하고 말하도록 기다려 주는 시간이 문해력을 단단하게 만듭니다.